나무의 눈은 자라서 꽃과 잎이 되는 작은 부분을 말합니다. 나무의 눈은 크게 나누어서 보면 자라서 꽃이나 열매가 달리게 되는 꽃눈과 잎이나 가지로 자라는 잎눈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꽃은 피지만 잎은 나지 않는 순정꽃눈과 꽃과 가지, 잎이 같이 달리는 혼합꽃눈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잎눈과 꽃눈이 구분되지 않을 수 있지만 눈들이 더 자라나고, 해마다 나무를 키우면서 관찰하다 보면 점점 그 차이를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단순하게는 잎눈을 길고 뾰족한 형태이고, 꽃눈은 보다 둥글고 통통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색도 잎눈은 연둣빛에 가깝고 꽃눈은 붉은 빛을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일나무별로 꽃눈의 종류나 꽃눈이 달리는 방법들이 다르기 때문에 나무별로 습성을 잘 알아두어야 가지치기를 할 대 꽃눈을 해치지 않고 열매가 잘 달리도록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끝에만 꽃눈이 달리는 나무의 경우에는 끝을 잘라내면 꽃이 피지 않게 됩니다. 반대로 끝을 잘라주어야만 다음 해에 꽃이 많이 피는 나무도 있습니다. 따라서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는 습성은 '결과습성'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건강한 열매를 더 많이 달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1. 순정꽃눈이 달리는 과일나무
순정꽃눈은 꽃눈에서 꽃은 피지만 잎이 달리지는 않는 눈을 말합니다.
가지 끝과 그 아래에 3~4개의 순정꽃눈이 달리는 나무에는 비파, 블루베리 등이 있습니다. 가지 긑 3~4개의 순정꽃눈이, 그 아래에는 잎눈이 달리기 됩니다. 전년도에 자란 가지의 끝눈, 또는 끝눈을 포함한 3~4개의 눈에 순정꽃눈이 달리기 때문에 여기서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립니다. 가지치기를 할 때는 가지의 끝부분을 잘라내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부분이 열매로 자라기 때문입니다.
이와 달리 가지 중간과 끝까지 순정꽃눈과 잎눈이 섞여 달리는 나무가 있습니다. 살구, 매실, 체리, 자두, 앵두 등이 이러한 나무입니다. 전년도에 자란 가지의 잎과 잎이 붙어 있는 줄기가 갈라지는 부분에 순정꽃눈이 달리고, 순정꽃눈에서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게 됩니다. 따라서 가지치기를 할 때는 끝을 조금 잘라내도 줄기 중간중간에 꽃눈에서 열매가 달리는 데 큰 영향은 없습니다.
2. 혼합꽃눈이 달리는 과일나무
가지 끝과 그 아래 2~3개의 혼합꽃눈이 달리는 나무에는 감, 밤, 감귤류의 나무가 있습니다. 전년도에 자란 가지의 끝에 혼합꽃눈이 달려, 봄에 혼합꽃눈에서 자란 새 가지에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게 됩니다. 혼합꽃눈은 끝눈과 그 아래 2~3개의 잎겨드랑이 부분에 달리는데, 가지치기를 할 때 끝을 너무 많이 자르지는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지 중간에 혼합꽃눈이 달리는 종류에는 무화과, 키위, 석류, 포도, 베리류 등의 나무가 있습니다. 가지 끝에 혼합꽃눈이 달리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전년도에 자란 가지에 혼합꽃눈이 달리고, 봄에는 혼합꽃눈에서 새가지가 자라게 됩니다. 봄에 새로 자란 가지에서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는데, 위의 경우와 달리 혼합꽃눈이 가지 끝이 아닌 중간 중간에 달리므로 끝을 잘라도 열매가 달리는 데는 영향이 없습니다.
2년생 가지에 혼합꽃눈이 달리는 모과, 사과, 배 등의 나무도 있습니다. 새로 자란 1년생의 가지에는 잎눈만 달리고 2년 차 가지가 되어야만 끝부분에 혼합꽃눈이 자라게 됩니다. 가지 끝에 눈이 길게 자라고 가지 아래쪽 가까이에 달린 눈은 짧은 열매가지가 되어 여기에도 혼합꽃눈이 달리고 다음 해에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립니다. 가지치기를 할 때는 끝부분이나 꽃눈이 달리는 짧은 열매가지를 자르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름 가지치기
꽃눈이 잘 달릴 수 있는 가지가 나오게 하는 방법으로 자름 가지치기가 있습니다. 새 가지가 지나치게 기세만 좋게 자라게 되면 오히려 꽃눈이 달리고 열매가 달리는데 방해가 됩니다. 나무 모양을 만들기 위해서 가지치기를 한 후 남겨둔 새 가지의 끝을 1/3 정도 잘라두면, 꽃눈이나 꽃눈이 달리는 가지가 성장할 수 있습니다.
사과, 배, 비파, 밤, 감귤류와 같이 가지의 끝이 꽃눈이 자라는 나무 종류의 경우에는 끝을 지나치게 많이 자르면 꽃눈이 아예 제거되어 꽃과 열매가 달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품종의 특성을 잘 보고 가지치기를 하기 전에 이를 잘 파악하고 자를 위치와 수를 정해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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